김변의 음주일상

진정한 술꾼이라면 친정집처럼 드나드는 단골 술집이 한두 군데는 있기 마련이다. 아무래도 와인을 자주 마시다보니 단골 술집들이 대부분 와인바인데 이번 호에서는 최애 와인바 두 곳을 소개해볼까 한다.

까사 델 비노(Casa del Vino)
주소: 서울 강남구 선릉로162길 43 유경빌딩 1층 
전화번호: 02-542-8003
영업시간: 월~일 18:00~02:00

한국에서 와인 좀 마시고 와인바 좀 다녀봤다고 하는 사람들은 다 아는 그 곳! 청담동 와인바의 시조새이자 터줏대감! 정우성과 이정재의 단골 와인바! 바로 2022년에 오픈 20주년을 맞은 청담동 까사 델 비노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그것도 부침이 심한 청담동에서 20년이 넘게 건재하고 있다는 건 은 광표 대표의 내공을 짐작케 한다. 까사 델 비노에 처음 왔을 때 20대였던 필자는 벌써 40대가 됐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 진 건 내 나이밖에 없는 듯하다. 그렇기에 언제 어느 때 누구랑와도 친정집에 온 것 같은 따스함과 편안함을 느끼는 곳이다. 두 번 중에 한 번은 지인을 마주치는 것도 이곳을 찾는 즐거움 중 하나. 750종이 넘는 와인리스트에 여기가 청담동이 맞나 싶을 정도의 합리적인 와인 가격은 가장 큰 메리트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배윤하 지배인을 비롯해 우리나라 톱 소믈리에들의 서비스 역시 까사 델 비노를 찾게 하는 매력 포인트! 그리고 와인 레스토랑을 표방하는 만큼 애피타이저부터 디저트까지 다양한 요리가 있는데 작년에 유명 레스토랑 출신 김성진 셰프를 영입해 메뉴를 더욱 강화시켰다. 아이스크림까지도 직접 만든다고. 식사를 하러 가도 좋고 만약 2차나 3차로 가게 된다면 해물라면으로 해장하는 것도 추천한다. 업장 한 가운데 위치한 까사 델 비노의 시그니처인 바에 앉아서 혼술하는 단골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필자도 그 중 한 명인데 마주치면 반갑게 인사 해주시길.

라스키친(La’s Kitchen)
주소: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83길 40 2층 
전화번호: 02-558-6207
영업시간: 월~토 16:00~02:00 (매주 일요일 휴무)

와인바 불모지 삼성동의 숨은 진주 라스키친! 모든 여자들의 로망을 실현시켜 놓은 와인바! 입구에 들어선 순간부터 동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이 드는 인테리어에 곳곳에 놓인 생화 장식은 눈을 즐겁게 한다. 우리나라에서 리델 글라스를 제일 많이 보유하고 있는 업장답게 모든 테이블에는 리델 파토마노가 세팅되어 있고 테이블웨어는 대부분 에르메스에다가 커트러리는 큐티폴 고아. 이렇게 여심을 저격하는 공간이다 보니 라스 키친을 한 번 방문한 여성 손님은 바로 단골이 되어버릴 수밖에 없다. 남성 손님의 경우에는 김변피셜 국내 최다를 자랑하는 1000여종이 넘는 와인리스트에 라석우 대표의 해박한 와인 지식에 압도당해 단골이 되는 곳. 사실 나만 알고 있고 나만 가고 싶은 와인바지만 이미 와인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입소문이 많이 나서 와인모임도 자주 열린다. 상호에 ‘키친’이 들어갈 정도로 음식도 매우 훌륭하다. 특히 한우 안심/등심구이는 웬만한 스테이크하우스 뺨치는 수준! 씨푸드 플레이트도 강추 메뉴이며 랍스터로 업그레이드도 가능하다. 해물떡볶이도 정말 맛있는데 와인과 페어링이 쉽지 않은 건 감안해야 한다. 2013년 오픈했다고 하니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했다. 필자는 6년째 단골인데 오랜만에 방문할 때는 마치 사위한테 씨암탉을 잡아주듯이 랍스터를 쪄서 내주기도 하고 매 번 어찌나 잘 챙겨주시는지(아직 시집도 안 갔지만) 갈 때마다 친정집에 들리는 기분이다. 공간이 넓은 편이다 보니 삼성역 근처 직장인들의 회식이나 대관행사가 자주 열린다. 소개팅이나 데이트 장소로도 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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