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트래블월렛은 어떤 회사인가?
A 회사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월렛을 제공하는 회사다. 핵심은 글로벌 페이먼트 서비스다. 현재 15개 통화를 디지털화해서 복원할 수 있는 월렛을 제공하고 있다. 월렛에 들어가는 돈은 쉽게 빼서 쓸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비자(VISA)라는 파트너를 인바이트했다. 비자의 네트워크를 통해 전 세계 8000만 가맹점에서 결제가 가능하다. 카드 결제가 가능한 곳에서는 모두 가능하다고 봐도 된다. 자신의 트래블월렛에 충전을 하면 전 세계 ATM에서 수수료 없이 외화를 인출할 수 있다. 3년간 네트워크 확충에 심혈을 기울였다. 신용카드, 체크카드 등 어떤 카드보다 호환성이 가장 높다. 
환전 서비스는 두 가지다. 첫째는 트래블월렛에서 환전하면 환전 수수료 없이 인천국제공항에서 고객에게 직접 외화를 딜리버리해주는 것. 두 번째는 고객이 트래블월렛에서 환전한 돈을 환전 수수료 없이 해당 국가의 은행에서 바로 찾는 것이다. 현재 아시아권 9개국 약 6만5000개 지점에서 가능하다.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잠시 서비스를 중지했는데 11월부터 서비스를 재개할 예정이다. 해외 직구도 수수료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세상의 모든 자산을 디지털화해 복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한다. 금과 은, 주식, 채권, 부동산 등 모든 자산을 디지털화해서 복원하는 것이다. 

트래블월렛은 지난 1월 해외여행이나 해외 직구 시 환전 수수료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글로벌 지불 결제 서비스인 ‘트래블페이’를 출시했다. 트래블페이는 트래블월렛 앱을 통해 15개국 통화 중 원하는 외화로 환전하면 해외 이용 수수료는 물론 환전 수수료 없이 전 세계 비자 가맹점에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한편 2020년 4월에는 비자 본사와 함께 전 세계 비자 가맹점에서 결제할 수 있는 외화 선불카드를 출시했다. 비자가 핀테크 기업과 손잡은 것은 세계 두 번째다. 비자의 정회원사가 됨으로서 카드 상품 직접 발급, 고객 확대 및 수익 증대, 신규 사업 진입 등이 가능해졌다. 

Q 공짜 수수료는 무엇인가?
A 해외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3가지 명목의 수수료가 붙는다. 해외 결제 시 1~1.5%, 비자와 마스터 같은 국제 브랜드 수수료 1~1.5%, 자사 고객에게 부과하는 해외 수수료 0.2~0.5%. 미국 달러를 결제할 때 평균 2.5%의 수수료를 고객이 내는 것이다. 100만원짜리 가방을 사면 실제로 소비자는 102만5000원을 지불하는 것이다. 수수료 2만5000원을 없앤 것이다.

Q 소비자들이 당장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A 트래블월렛 앱을 다운받으면 그다음부터 상세한 안내가 있어 플로대로 따라가면 된다.

Q 트래블월렛은 어디에서 돈을 버는가?
A 카드사는 고객과 가맹점에서 각각 2.5%의 수수료를 받는다. 카드사는 자체적인 외화 기능이 없고, 기존 시스템을 쓰다 보니 해외 정산 과정이 복잡하다. 그래서 국내 시중 은행에 맡기고, 국내 시중 은행은 해외 중계 은행에 맡기고, 다시 해외 에이전트에 맡기고… 중간 단계가 많다 보니 소비자에게 받는 2.5%는 거의 해외 정산 비용으로 나간다. 우리는 가맹점 수수료는 똑같이 2.5%를 받고, 대신 고객 수수료는 없앴다. 3년 반에서 4년에 걸쳐 비자와 함께 중간 과정을 다 없앤 다이렉트 정산 과정을 만들었다. 

Q 말은 간단하지만 무척 방대한 작업일 것 같다.
A 기술적 난이도가 굉장히 높다. 기존 시스템 정비, 보안과 안정성 확보는 물론 기존 시스템 오류까지 다 해결해야 한다. 그래서 이 상황에 맞는 기술을 개발하며 실제로 5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Q 5년이 안 된 회사로 알고 있다. 
A 법인사업자는 2017년에 냈다. 그런데 그전에 2015년 전부터 오후 6~7시에 퇴근하면 이쪽 사무실로 출근해 새벽까지 일하고 다시 직장으로 출근하며 파트너십, 인력, 개발 등 이 비즈니스를 준비했다. 어느 정도 틀이 잡힌 후 퇴사하고 법인을 설립한 것이다. 

Q 든든한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을 결심한 계기는 무엇인가?
A 자신이 있었다. 공부를 많이 했고, 한국에서 이 분야는 내가 제일 많이 안다고 생각한다. 근성. 그런 게 강하고 지금도 그렇다. 아직도 공부를 정말 많이 하고 있다. 지금도 확신이 강하다. 자신 있다.

Q 공짜 수수료 서비스를 하고 있는 레볼루트와 어떤 차이가 있는가?
A 영국 레볼루트는 핀테크가 화두가 되며 나온 시초의 기업이다. 우리 회사는 레볼루트보다 5년이 늦었지만 최신 기술을 접목해 기술적으로 우리가 훨씬 앞서 있다. 금융 페이먼트, 금융망 서비스는 한번 구축하면 업그레이드하는 게 쉽지 않다. 기존 시스템을 다 건드려야 하고, 에러도 많다 보니. 그래서 우리나라 카드사도 1990년대에 구축한 시스템을 그대로 쓰고 있다. 레볼루트도 마찬가지다. 
영국은 인프라를 구축해주는 B2B 업체 생태계가 굉장히 잘 되어 있다. 레볼루트는 창업 초기에 카드 프로세스 업체가 붙고, 외환 프로세스업체가 붙고, 계좌 관련 프로세스 업체가 붙어 6개월 만에 서비스를 내놨다. 모듈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우린 거의 6~7년 만에 나왔다. 그 인프라 생태계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각 프로세스를 모두 직접 구축해야 했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우리가 다 구축했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 접목이나 업그레이드하는 데 상당한 메리트가 있다. 물론 고품질 서비스도 가능하다.

Q 영국 유학의 영향이 있었는가?
A 많았다. 대학 졸업 후 계속 외환 분야에서 근무했다. 외환 분야에 개선될 여지가 많다는 걸 느꼈다. 이렇게 이렇게 하면 훨씬 효율적으로 돌아갈 것 같다고 신입 사원 때부터 생각했다. 그런데 회사는 사회초년생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나는 내 말에 무게를 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배우고 싶은 FX 옵션, 핀테크가 발달한 영국이 나랑 잘 맞을 것 같아 제일 좋은 학교를 찾아 집요하게 컨택해 유학했다.

Q 트래블월렛의 본질은 무엇인가?
A 본질 자체는 돈과 돈을 바꾸는 데 왜 수수료가 붙냐. 굳이 왜 돈에 국경이 생겼지. 대부분 사람들은 1~2%는 덜 예민한데 환전 수수료는 크게 생각한다. 외환시장은 불평등하다. 개인도 그렇고 법인도. 돈 많은 사람은 주거래 지점에 가면 외환 관련 송금과 환전 수수료를 80~90% 면제받는다. 그렇지 못한 분은 비싼 수수료를 낸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국제금융센터에 있을 때 많이 생각했다. 수수료 탕감이 필요한 사람과 기업은 돈이 많은 사람과 기업이 아닌데, 모두에게 혜택을 줄 방법이 있겠다 싶어 영국을 가게 되었다.

Q 지난 9월 158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받아 1000억원의 가치를 달성했다. 본인에게 1000억원 가치의 투자 유치는 어떤 의미인가?
A 1000억원 하면 눈에 확 띄긴 한다. 스타트업 밸류에이션이 1000억원을 벌었다는 게 아니라 따라오기 힘든 독보적 기술이나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는 의미인 것 같다. 우리 회사에 투자한 투자사들은 다 금융사다. 그들은 다 안다. 우리 회사가 구축한 것이 또 나오기 힘들뿐더러 나온다 해도 굉장히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말이다. 이 바닥에서 2~3년이면 게임이 끝나고도 남는 시간이다. 우리는 2~3년의 격차가 있다고 보고 있다. VC들은 이런 포인트를 잘 이해를 못해 설득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신한 등의 금융 VC는 예외이고. 이해도가 높은 금융사의 오퍼를 많이 받는다. 그만큼 책임감이 크다.

트래블월렛은 지난 9월 산업은행, 한국투자증권, 키움인베스트먼트, SK증권, 수앤파트너스, 서울대학교기술지주회사 등이 투자사로 참여한 158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시리즈B 라운드를 통해 기업가치 1000억원을 달성했다. 9월 말까지 30억원의 신규 투자 유치도 확정했다.

Q 많은 투자를 받았는데 김 대표의 지분은?
A 투자를 받으면 지분율이 낮아지는 것은 맞다. 현재 40% 가까이 소유하고 있다. 이 정도면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을 잃는 것은 아니다. 크게 지장받을 정도도 아니다. 투자가 더 이뤄지면 지분도 더 줄어든다. 20%까지는 큰 문제가 없다. 대표의 지분율이 한 자리 수인 경우도 있다. 대부분 큰 규모의 회사 대표는 지분율이 낮다. 그럼에도 컨트롤을 크게 위협받지 않는 것은 그 사람의 인사이트가 크고, 장악력을 건드릴 수 없고, 무엇보다 낮아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은 창업자들은 돈을 번다기보다는 자기만의 열정과 시각이 있기 때문이다. 자기가 보고 싶은 세상을 보고 싶은 느낌. 그게 더 커서 존중받는다. 

Q 상장은 언제쯤?
A 상장은 5년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

Q 서비스 4개월 만에 월 거래액 30억원을 초과했고, 작년에는 중소벤처기업부 ‘아기유니콘사업’에 선정되었다. 선정 기준은 무엇이었으며, 얼마를 투자받았는가?
A 정부 사업이다 보니 단순히 돈을 버는 게 아니라 모두에게 좋을 수 있는 혁신성을 본 것 같다. 우리 회사는 소비자가 내던 수수료를 우리가 손해 보지 않으면서 줄일 수 있는 것을 포인트로 받은 것 같다. 투자받은 것은 없다. R&D 지원금 5억원 정도를 받았다. 

Q 현재까지 누적 투자금은 255억원 규모, 9월 말에 30억원의 신규 투자 유치도 확정했다고 들었다. 투자자들이 왜 투자했다고 생각하는가?
A 완전 처음, PPT 한 장 들고 가서 만난 첫 투자자들이 우리의 모든 라운드에 계속 투자하고 있다. 지금까지 내가 한 말을 지키지 못한 게 하나도 없었다. 오히려 오버 퍼포먼스와 효율적 구조를 만들어냈다. 그래서 나에 대한 신뢰가 굉장히 크다. 신규 투자자는 앞에서 얘기한 가능성일 것이다.

Q 사업은 처음 그린 그림대로 가고 있는가?
A 처음 계획보다 더 나아졌다. 비용 구조를 더 세이브하고 결제 구조도 효율적으로 만들었다. 예상한 것보다 높은 기술로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나은 형태로 만들고 있다.

Q 코로나19, 사업에 호재인가, 악재인가?
A 처음에는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지나고 보니 지금은 호재라고 생각한다. 서비스 초기에 환전 서비스로 굉장히 빨리 성장했다. 당시 환전 서비스 일이 많다 보니 페이먼트 서비스가 계속 뒤로 밀렸다. 환전은 손님이 밀려들고 있고, 페이먼트 서비스 개발 일정은 밀리고…. 작은 회사로 여력이 없다 보니 페이먼트가 핵심 서비스인데도 환전에 밀렸다.
코로나19 이후 환전 서비스를 접고 페이먼트 서비스에만 집중했다. 그 덕에 정말 좋은 서비스가 나올 수 있었다. 해외 직구를 먼저 진행했는데, 글로벌 페이먼트라는 게 쉽지 않다. 전 세계 8000만 가맹점이 있고, 수백 개 국에서 결제가 오다 보니 처리할 게 무척 많다. 그런데 가맹점의 실수도 많고, 에러도 많아 시스템에서 모두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과 알고리즘을 만들어야 했다. 정말 기상천외한 오류가 많이 나왔다. 그런데 시스템이 아닌 사람이 하는 경우가 많다. 그건 경험이 아니면 잡아내기 힘든 오류다. 그런 걸 하나하나 경험하며 개선하며 굉장히 안정적으로 만들고 있다.
만일 여행부터 열었다면 대응하기 힘들 정도로 너무 많은 트래픽이 몰리며 오류가 발생하면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와 안정성이 치명적이었을 것이다. 해외 직구를 하다 보니 하나하나 개선할 여유가 생겼다. 지금은 큰 트래픽도 오류 없이, 문제없이 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Q 사업을 하며 정말 힘들었던 일은 무엇인가?
A 내부 조직관리다. 다른 부분은 해결할 수 있지만 내부 조직관리는 쉽지 않다. 내 마음 같지 않다. 모두에게 조금씩 불만을 갖게 해야하는 게 이 자리 같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판단과 결정은 할 수 없다. 한쪽으로 치우치면 몇 명은 만족하겠지만 나머지는 이 조직에 있을 수 없을 정도로 불만을 가질 수 있다. 중간의 어느 지점을 찾아야 하는데, 그 지점을 찾으면 모두가 나에게 불만을 갖게 된다. 경험을 통해 지금은 노하우를 조금 알게 되었지만 처음에는 상당히 힘들었다.

Q 회사가 정말 바쁘게 돌아갈 것 같다.
A 현재 직원 수는 총 25명이고, 대부분 개발자다. 같은 규모의 다른 회사보다 인원이 적다. 개발 위주의 회사이기도 하고, 시스템을 모두 자동화했다. 회사에 사람이 없어도 돌아간다. 신규 프로젝트 때문에 출근한다. 기존 서비스의 유지·보수는 자동화했다.

Q 위기를 대처하는 자신만의 노하우는 무엇인가?
A 나는 굉장히 부정적이다. 최악의 상황을 계속 생각한다. 안 좋은 것들이 닥쳤는데 이미 내가 생각한 것들이다. 물론 코로나19 팬데믹은 생각하지 못했다. 웬만한 위기는 항상 생각하고 있어서 위기가 터지더라도 남들보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페이먼트 서비스를 만들고 있을 때 해외 직구 쪽을 먼저 해야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코로나19가 터져 빠르게 전환할 수 있었다.

Q 트래블월렛의 수익은?
A 올해부터는 잘나고 있다. 작년까지는 수익이 안 났다. 투자자들은 그런 부분들까지 다 알고 있다.

Q 보안이 정말 중요한데, 어떻게 대비했는가? 
A 결국 사람이다. 모 금융회사의 보안팀을 그대로 모두 데리고 왔다. 할 수 있는 보안 인증을 다 받고 있고, 글로벌 지불 결제 데이터 보안 인증인 PCI DSS(Payment Card Industry Data Security Standard, 지불카드 보안표준) v3.2.1을 획득했다. 사실 까다롭기로 유명한 비자의 보안 요구를 충족시키면 다른 건 다 우습다.

Q 앞으로 어떤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는가?
A 세 가지를 준비하고 있다. 첫째는 수수료 무료 송금이다. 구조는 다 짰고 10월에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두 번째는 충전된 외화로 해외 투자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미국, 일본 등에 투자를 할 수 있다. 내년 상반기에 서비스하는 게 목표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BNPL(Buy Now, Pay Later)이다. 쉽게 말해 할부다. 할부 기능을 내년 상반기에 고객에게 제공하려고 한다. 

Q 1000억원 가치를 차치하고, 가장 큰 자산은 무엇인가?
A 오기인 것 같다. 나쁜 걸 수도 있는데 죽었다 깨도 내가 맞다는 것. 어떻게든 맞게 만들려고 정말 오기에 악에 받쳐 공부하고 일한다. 정말 공부도 많이 한다. 내가 틀리는 게 싫다. 논문도 많이 읽는다.

Q 목표인 외환 전문 은행 설립, 어떤 은행인가?
A 외환과 관련한 모든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외환 전문 은행이 없다. 무역 금융, 수출입 관련 외환 등 은행들은 외국환 업무를 다 할 수 있다. 그런데 큰 대기업이 아니면 안 해준다. 환전, 송금, 투자. 내년 상반기에는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나중에는 이 서비스를 법인에도 주고 싶다. 우리는 중소기업에도 모두 제공하고 싶다. 내가 생각하는 큰 그림은 그런 형태다. 

Q 기업을 경영하며, 타협할 수 없는 경영의 기준은 무엇인가?
A 수익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물론 좋은 취지도 있다. 혁신, 고객에 더 좋은 가치 전달, 돈 많은 사람과 없는 사람 구분 없이, 기업도 평등하게. 그런데 수익이 안 나면 언젠가는 무너진다고 생각한다. 투자금으로 메우는 것은 5년을 넘기지 않았으면 한다. 내후년에는 흑자전환이 목표다. 수익성은 나, 우리 회사, 고객에게 굉장히 중요하다. 회사의 본질은 수익성이다.

Q 유학을 가서 배운 것은 무엇이고, 느낀 것은 무엇인가?
A FX 옵션이라는 게 정말 복잡한 수학이다. 굉장히. 아직도 현대 수학으로 이 문제를 풀지 못해서 계속 최신 이론을 투입해 개선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학교나 현장에서는 “그건 맞지 않아. 그걸 왜 공부하고 있어”라고 한다. 한마디로 현장에서는 신경도 안 쓴다. 그래서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으로 끝나버린다. 그걸 가지고 뭘 어떻게 하겠다는 게 없다. 
영국에 가서 놀랐다. 우리나라 대학교에서는 30년 전에 기본 이론 학습으로 멈춰버렸는데, 영국에서는 학교와 현장에서 최신 이론을 계속 도입해 공부하고 있다. 그리고 계속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론 공부로 끝났는데 영국에서는 최신 이론을 계속 토론하고 발전시키고 있다. 백발 노교수가 2주 전에 발표된 최신 이론을 학교에서 강의한다. 그건 어려운 것이다. 본인이 완벽하게 모두 이해해서 학생들의 공격도 다 이길 수 있을 때 강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백발의 노교수도 최신 이론을 가지고 가르친다. 

Q 학창 시절 꿈은 무엇이었나?
A 술 마시고 노는 걸 좋아했다. 친구들과 술 마시고 밤새 장난치는 게 그렇게 좋았다. 스무 살 되면서 매일 나이트클럽에 갔다. 그런데 돈이 없으니까 그때부터 입버릇처럼 “나는 나이트클럽 사장이 될 거다”라고 했다. 그럼 매일 올 수 있으니까. 군대 갔다 와서 정신 차렸다.

Q 휴일 혹은 쉬는 시간에는 무엇을 하는가?
A 요즘은 개인 시간이 거의 없는 것 같다. 대부분 8개월 된 아이와 시간을 보낸다. 운동은 꾸준히 하고, 레저도 굉장히 좋아한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는 스노보드, 웨이크보드, 스쿠버다이빙 같은 것을 했다. 대회에 나갈 정도로 열심히. 아이가 태어난 후에는 못 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어릴 적 친구들과 만나 술 마시며 장난치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푼다.

Q 생각을 날카롭게 하기 위해 무엇을 하는가?
A 걷는다. 생각하며 엄청나게 걷는다. 6~7시간 걸은 적도 있고, 영국에서도 문제가 안 풀리고 이해가 안 되면 10시간 걸은 적이 있다. 생각이 안 풀리면 집 안에서도 계속 뱅뱅 돈다. 아내도 내가 왜 집에서 걷는지 안다. 밖에서도 잘 걷는다. 멍하게 걷다가 나뭇가지에 긁히기도 하고 어디에 부딪치기도 한다. 그래서 아예 흉터를 치료하는 패치를 늘 가지고 다닌다. 생각하다 사고 난 적이 몇 번 있어서 차도 없앴다. 운전도 잘 안 한다.

Q 본인에게 성공은 어떤 의미인가? 
A 솔직히 말하면, 어릴 때부터 부족함 없이 자라다 보니 돈이나 갖고 싶은 건 의미가 없다. 아내에게 딱 두 가지만 마음대로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킹크랩을 마음대로 먹는 것과 해외 갈 때 비즈니스 클래스를 타는 것.
일로 보면 내 생각이 맞았다고 인정받는 것. 내 생각이 세상에 관철되었으면 좋겠다. 나는 내 생각이 맞다고 세상에 울부짖고 있고, 아직도 많은 사람이 동의하고 있지 않지만 인정받는 것, 그게 최고의 성공이다.

Q 바람직한 리더는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가?
A 솔직히 모르겠다. 모임도 나가보고, 케이스 스터디도 해보고, 책도 많이 읽었는데 잘 모르겠다. 누가 봐도 (인간성이) 아닌데 성과가 좋고, 사람은 좋은데 성과는 좋지 않은 경우도 있다. 훌륭한 리더는 어떻게 한다기보다 상황에 맞춰 계속 바꿔가는 것.

Q 자신은 좋은 리더라고 생각하는가?
A 하나 지키고 싶은 것이 있다. ‘어려운 일은 내가 하자’라는 것이다. 성공에 대한 영광은 거의 내가 다 누릴 것이니 잘못된 것에 대한 책임은 모두 내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직원이 하기 싫은 것, 싸워야 한다거나 아쉬운 부탁을 해야 할 때 직원 시키지 말고 내가 직접. 고개를 숙이더라도 내가 숙이고, 싸워도 내가 싸우고.

Q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A 이쪽에서는 제일 잘 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이 분야에서는 저 사람 말이 맞아’라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Q 인생을 통틀어 꼭 이루고 싶은 꿈은 무엇인가?
A 가족, 주변 지인들과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다. 그게 제일 크다. 다른 목표는 열심히 하면 되는데 이건 기도를 해야 하는 것이다. 주변 사람들이 저와 재미있고 행복하게 오래 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