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적인 삶으로 자기 자신의 리더가 되고, 공감으로 서로를 배려하는 지도자가 이 사회를 이끌어 갔으면 좋겠다. 이들의 활동 결과가 많은 이들을 이롭게 하는 신바람 나는 세상을 꿈꿔본다.

시대에 따라 리더의 기준과 덕목도 변해 간다. 종전의 리더와 그 덕목으로는 주로 정치, 경제, 종교와 같은 분야에서 통찰력과 카리스마를 갖춘 지도자를 떠올렸다. 최소한 교육자와 학자를 포함해 의료인과 법조계에 종사하는 직업군을 사회 지도자로 따르고 존중했다.

인터넷의 발달로 정보의 취득과 공유가 자유로워졌으니 소위 지식인이라 할 수 있는 각계각층의 오피니언 리더들은 대접받기가 어려운 시대이다. 정치와 종교 지도자들도 그 위상이 예전 같지는 못하다. 시민혁명으로부터 이뤄낸 근대 민주주의의 역사는 200여 년에 불과하지만 수 천 년의 인류사를 근본부터 바꾸는 계기가 됐다. 국민이 주인인 사회가 민주주의의 요체이니 탑다운식 보다는 다운업 방식의 의사소통이 요구되는 시대이다. 세계 인류가 공히 그렇지만 특히 유교의 실천 덕목을 따르는 우리에게는 가히 혁명적 시대 변화를 실감하게 한다.

오히려 경제 지도자들의 비중이나 영향력은 더 커졌다. 자본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인터넷 환경에서는 경제 분야가 현대인의 리더 역할을 보다 크고 넓게 맡고 있는 셈이다. 다만 자본주의의 특성상 물질만능으로 빠지는 함정이 도사리고 있는 점은 경계해야 할 점이다. 재력의 크기로 사회 어른이나 지도자라도 된 것처럼 착각하는 자본가들도 많지만 현명한 소비자와 대중들은 이를 정확히 알아본다.
그런 가운데 최근 소위 셀럽(celebrity)으로 불리는 유명인사들은 범위도 넓어졌으며, 대중의 정신적 지주와 롤모델 역할을 해내고 있다. 방송이나 인터넷 매체에서 일반인을 상대로 하는 리얼리티와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많아지면서 가수나 배우가 아니면서도 그에 걸맞은 인기와 지명도를 얻은 이들이 많아졌다.

진정성과 공감 능력

이 시대 리더들에게 요구되는 덕목은 무엇이 있을까.

무엇보다도 ‘진정성’을 꼽을 수 있겠다.

자신의 과업을 소명으로 여기고 진실하게 솔선수범하는 지도자의 모습은 리더십의 표상이 될 것이다. 2009년 1월 버락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미국 최초의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대통령이 된 것도 기록이었지만, 취임 당시 48세의 젊은 대통령의 탄생은 정치에 관심 없던 나를 놀라게도 했지만 궁금하게 했다. 젊은 유색인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이 된 요인이 무엇이었을까 알아보기로 했다. 한 사람을 알기 위해서는 그가 평소에 했던 말과 글이다 싶어 찾아보았다. 결론은 그가 정치인을 소명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한 부분에서 자료를 덮었다. 유색인으로 인종 차별의 벽을 무너뜨려 보겠다는 생각이 그를 법조인이 되게 했다. 하지만 법조인으로는 한계를 느껴 결국 정치인을 선택해 인권 변호사를 거쳐 정치에 발을 들였다는 그의 글을 보았다. 정치인으로서의 능력과 실적을 뒤로 하고 일단 미국 대통령의 자격이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화제가 된 가수 이효리의 국민대 학위 수여식 축사에서도 진정성을 읽을 수 있었다. 남에게 이끌림을 당하지 말고 자신의 소리를 들으라는 이야기였다. ‘인생은 독고다이이니 아무도 믿지 말고 자신을 믿고 나아가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그녀에게서 그녀답다고 느낀 것은 나만이 아닐 것이다.

진실함과 정직함을 갖춘 리더의 모습에 소명감까지 무장한 리더의 모습은 많은 이들이 일단 믿고 따를 것이다.

 

두 번째는 공감 능력을 꼽고 싶다.

어떤 분야에서든 미래를 내다보고 큰 그림을 그리는 지도자는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무작정 따라오라고 할 것이 아니라 조직원들을 설득시키고 공감하게 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또한 조직원의 아이디어와 생각을 수용하는 것도 공감 능력이라 할 수 있겠다. 혼자서 꾸는 꿈은 꿈에 불과하지만 같이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는 명언도 있듯이 공감하고 공감하게 만드는 것은 리더의 중요한 덕목이 틀림없다. 이 시대 진정한 리더란 이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따라오게 만드는 능력이다. 구글이나 카카오, 네이버 등의 인터넷 환경에서 성공한 비즈니스의 공통점도 잠재고객의 미충족 욕구인 ‘unmet needs’에 대한 공감에서 시작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주도적인 삶으로 자기 자신의 리더가 되고, 공감으로 서로를 배려하는 지도자가 이 사회를 이끌어 갔으면 좋겠다. 이들의 활동 결과가 많은 이들을 이롭게 하는 신바람 나는 세상을 꿈꿔본다.

조운호 전 웅진식품(주)·하이트진로음료(주)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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